기억에 남는 장면들
1. 시대를 느낄 수 있는 장면들과 소품
1970년대의 일상을 담은 디테일이 재미있었습니다. 시장통처럼 북적이며 각종 간식을 파는 매표소의 풍경. 좌석배정이 되지않아 선착순으로 뛰어가서 앉는 탑승객들의 모습. 비행기 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재떨이에 털어내는 모습.
그 시절에는 당연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신기한 옛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70년대 풍경을 담은 장면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 태인의 마음의 갈등과 판단의 순간을 관객이 함께 느끼게 하는 연출
민항기 조종사가 된 태인(하정우)이 군인이었던 시절에 겪은 일을 다른 입장으로 경험합니다. 그 때의 감정선이 영화의 몰입도를 더 높혀주었습니다. 태인은 공군 파일럿으로 후배와 함께 훈련을 하고있었습니다. 그런데 급한 무전이 들어와서 방향을 바꿔서 현장으로 나갑니다.
현장에는 태인의 사수였던 형이 조종하고있는 민항기가 있었습니다. 그 민항기는 북쪽으로 향하고 있었고, 태인은 이 민항기를 추락시켜야했습니다. 하지만 태인은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이 아는 사수는 그럴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민항기의 상황이 좋지 않아보였습니다.
만약 태인이 민항기를 폭격하면, 북한으러 넘어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민항기에 타고있는 많은 사람들이 죽습니다. 죄 없는 민간인들이 그 비행기에 타고있다는 이유만을 죽일 수는 없었습니다. 태인의 내면의 갈등을 겪는 모습은 급박하고, 공감갔습니다. 모두를 죽이기보단 북쪽으로 가는게 낫지않을까? 국가가 북한과 협상하여 그들을 다시 데려오면 되지 않을까? 그래도 사람들이 살아야하지 않을까? 내가 그들 모두를 죽이는게 옳은걸까? 명령과 양심 두 가지가 걸린 문제였습니다.
태인은 결국 양심을 선택했습니다. 결국 군인으로서 명령에 복종하지 않은 죄로 강제전역됩니다. 그리고 돌아오지 않은 그 민항기의 사수 형과 같이, 태인은 민항기 조종사의 길을 걷습니다.
3. 누구나 빨갱이로 몰릴 수 있었다.
가족 중 한명이라도 북한에 넘어가거나 관련된 일이 있다면, ‘빨갱이’로 낙인이 찍혀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시절입니다. 그정도로 남한과 북한의 관계가 민감했습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느낄 틈이 없었습니다. ‘빨갱이’라고 부르는 낙인은 잔인했습니다. 공무원이 승진을 위해 무고한 사람을 빨갱이로 만드는 일은 아주 쉬웠습니다.
늙고 연약한 홀어머니를 모시고 가난하게 살아가던 용대(여진구)도 억울한 사연이 있습니다. 그는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다가, 출소하여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홀로 죽어있었습니다. 죄없는 아들을 기다리다가 굶어 죽은 것입니다. 비참한 현실이 그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었습니다. 용대는 영화에서 모두를 위협하는 악당이었지만, 사연이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4. 이 모든 사건의 핵심적인 흐름과 결과가 모두 실화
하이재킹의 주인공인 태인(하정우)의 사수. 그리고 북한으로 넘어간 뒤 돌아오지 못한 11명은 아직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22살의 어린 남자가 민항기를 납치했습니다. 그 안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비행기를 무사히 착륙시킨 영웅은 질재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전명세 조종사’입니다. 실제로 선배조종사는 눈을 다쳤습니다. 승무원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승객들을 지켰습니다. 모든것이 실화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영화같은 사건입니다.
그리고 하이재킹을 당하게되면 거의 99%는 사망합니다. 그리고 협상 또는 구출에 실패한 사례가 많습니다. 이 사건은 정말 흔치않게 모두 살았습니다. 불시착하면서도 그로인해 다치는 사람 없이 돌아왔다는 것은 놀랍습니다. 그 사건을 기억합니다.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그의 의로움에 경의를 표합니다.
평소에 하이재킹 영화, 납치와 범죄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도 재미있게 볼 작품입니다. 누군가는 뻔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배우의 연기가 경이로웠습니다. 그리고 화면의 연출이 실제 상황에 같이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구도가 함께있는 시선으로 잡히는 순간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작품이며,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이니, 그 날을 기억하며 감상해주시길 바랍니다.